
[작가 서문 ‘차마 않는다 ; 불인지심(不忍之心)을 다시 생각하며’ 中]
2022년 합정지구에서 열었던 개인전 《네가내러티브》에 이어 2023년 개인전 《그들의 노래》에서는, 그동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되어온 플라스틱 일회용품들의 존재성과 물질성에 대한 탐구심과 경의를 갖고 작업한 〈투명한 것들의 나날〉 연작, 그리고 부정不定의 서사를 탐색하는 설치 연작〈폐허에서〉에 속하는 신작들을 발표한다. 방법적으로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상품화·특권화된 카메라 장치를 배제한 초기 사진 기법인 포토그램, 회화와 사진의 기원인 그림자그림 shadowgraphy, 그리고 포토필름 몽타주와 텍스트-사운드 다시쓰기 등을 다층적으로 활용했다.
(중략)
인간에 의해 쉬지 않고 버려지는 것들, 더 정확히 말하면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부단히 생산되고 소비되고 폐기되는 플라스틱 상품쓰레기들의 행위자성에 다가가는 심미적이면서도 윤리적인 태도는 어떤 것일까…? 어쩌면 나를 ‘휴먼의 틀’로부터 단 한치라도 비껴가게 할 미학적 경험과 정동은, 적극적 행위와 표현을 통해서보다 차마 하지 못함으로부터 비롯되는 하지 않음이라는 일종의 윤리적 선택을 통해 오히려 가능해지지 않을까?
암실에서, 익숙한 플라스틱 사물들의 잠재된 형상이 빛과 감광물질들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발현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침묵을 ‘듣는’ 느낌에 들었다. 이제, 그들이 노래 부를 차례다. (박영선)
[작가 서문 ‘차마 않는다 ; 불인지심(不忍之心)을 다시 생각하며’ 中]
2022년 합정지구에서 열었던 개인전 《네가내러티브》에 이어 2023년 개인전 《그들의 노래》에서는, 그동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되어온 플라스틱 일회용품들의 존재성과 물질성에 대한 탐구심과 경의를 갖고 작업한 〈투명한 것들의 나날〉 연작, 그리고 부정不定의 서사를 탐색하는 설치 연작〈폐허에서〉에 속하는 신작들을 발표한다. 방법적으로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상품화·특권화된 카메라 장치를 배제한 초기 사진 기법인 포토그램, 회화와 사진의 기원인 그림자그림 shadowgraphy, 그리고 포토필름 몽타주와 텍스트-사운드 다시쓰기 등을 다층적으로 활용했다.
(중략)
인간에 의해 쉬지 않고 버려지는 것들, 더 정확히 말하면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부단히 생산되고 소비되고 폐기되는 플라스틱 상품쓰레기들의 행위자성에 다가가는 심미적이면서도 윤리적인 태도는 어떤 것일까…? 어쩌면 나를 ‘휴먼의 틀’로부터 단 한치라도 비껴가게 할 미학적 경험과 정동은, 적극적 행위와 표현을 통해서보다 차마 하지 못함으로부터 비롯되는 하지 않음이라는 일종의 윤리적 선택을 통해 오히려 가능해지지 않을까?
암실에서, 익숙한 플라스틱 사물들의 잠재된 형상이 빛과 감광물질들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발현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침묵을 ‘듣는’ 느낌에 들었다. 이제, 그들이 노래 부를 차례다. (박영선)